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우울증을 앓게 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. 우리나라 전체 인구
의 5~10%는 일생 동안 한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. 이런 우울증 증상은 겨울철이면 더 심해지
는데 계절의 변화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는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.
식욕 저하를 동반하는 일반 우울증과 달리 계절성 우울증의 경우에는 많이 먹고 단 음식과 당분을
찾는다. 식욕이 왕성해져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 살이 찌게 된다.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는 불면증
을 겪지만 계절적 우울증 환자는 잠에 관여하는 멜라토닌이 증가하기 때문에 잠이 너무 많이 와서
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는 경우가 많다.
이러한 증상은 일반적으로 봄이 되면 사라진다.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일반인 중 약 15%가 겨울철이
되면 다소 기분이 울적해짐을 경험하고, 2~3%는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하게 된다. 계절성 정동장
애는 대개 20대 이상이 되면 발생하며,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점점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. 또한
비교적 겨울철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 국가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, 낮에 햇빛을 쬘 수 있는 기회가
적은 순환근무자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.
강남 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호석 교수는 "겨울철 우울증은 햇빛의 양과 일조시간의 부족이 에
너지 부족과 활동량 저하, 슬픔, 과식, 과수면을 일으키는 생화학적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
다"며 "우리 뇌의 생물학적 시계는 외부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, 계절성 우울증
환자는 환경의 변화에 적합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돼 있다"고 말했다.
치료는 매일 일정한 기간 동안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이나 항우울제 투여로 효과를 볼
수 있다.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다소의 우울감을 경험하는 경우 낮 동안에 밖에서 활동을 늘리고 주
위 환경을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바꾸어주는 것이 좋다.
잠을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자는 습관을 들이고 균형적인 식생활에 도 신경을 써야 한다. 비타
민제 복용이나 하루 8잔 정도의 수분 섭취를 통해 몸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것도 계절성 우울증
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.
평소보다 야외활동을 늘리거나 걷기, 조깅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. 운동은 스트
레스를 경감시켜주고 에너지를 높여주며, 정신적 신체적 만족감을 가져다준다. 낮 시간에 실외에
서 운동을 하면 햇빛을 쬐는 효과까지 동시에 얻을 수 있다.
서 교수는 "적어도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면 비타민D가 생성돼 뇌 속의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
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"며 "아침에 일어나 방 안의 불빛을 아주 밝게 하는 것이 좋고 낮 동안에는
커튼을 걷고 의자 배치는 눈이 창문 쪽을 향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"고 조언했다.